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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피디픽]‘의료쇼핑’ 막겠다며 실손보험 개편?···보험사는 성과급 잔치?!

경불진 이피디 2025. 1. 23.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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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청자 여러분들은 실손보험을 가지고 계신가요? 아마 대부분 가입하셨을텐데요. 연령별로 차이가 나긴 하지만 국내 실손보험 가입률은 70%가 넘습니다. 미성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가입했다고 볼 수 있죠. 그래서 2의 건강보험으로도 불리죠.

 

그런데 갑자기 실손보험 개편안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윤석열의 내란사태로 국정이 마비됐는데도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가 열렸습니다. 대통령 직무가 정지상태인데도 말이죠. 게다가 온국민의 생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실손보험 개혁안을 내놨는데요. 논란이 가열되고 있습니다. 도대체 이유가 뭘까요?

 

일단 정부가 발표한 개편안은 실손보험을 매개로 한 과잉진료 및 필수의료 붕괴를 막기위해서라고 합니다. 그래서 중증과 비중증을 통한 환자 부담금 차등으로 의료 쇼핑을 원천 차단하는 데 방점을 뒀다는데요. 환자가 진료비를 모두 부담하는 비급여 중 남용 우려가 있는 항목을 집중 관리하는 관리 급여신설이 핵심입니다.

 

이를 통해 실손보험만 믿고 남용하는 비급여 진료를 관리 급여에 포함해 가격·진료 기준을 통제하고 현재 20%인 환자 부담률을 90% 이상으로 올리겠다는 건데요. 꼭 필요하지 않은데도 의사는 고가의 비급여 진료를 권유하고 환자는 실손보험을 믿고 의료 쇼핑을 남발하는 기이한 공생구조를 깨기 위해서는 어쩔 수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더 나아가 5세대 실손보험도 도입하겠다는데요. 중증·비급여 질환 치료비의 90~95%를 환자 본인에게 부담시키는 상품인데요. 3·4세대 실손 가입자도 갱신주기인 15년과 5년이 지나면 5세대로 전환해 중장기적으로 부담률이 높아지는 구조라고 합니다. 강제로 해지할 수 없는 1~2세대는 비급여 진료 횟수 제한과 다양한 보상책으로 5세대 전환을 유도한다는데요.

 

벌써 불만이 터져나오는 국민들이 많을 듯합니다. 겨우 5~10% 치료비 돌려받겠다는 누가 5세대 실손보험에 들겠냐는 거죠. 게다가 3·4세대는 강제로, 1·2세대는 반강제로 5세대 전환을 하겠다니 법적으로 문제가 심각할 수 있고요.

 

여기서 이것도 궁금해지죠. “내가 가입한 실손보험은 몇세대일까?”

실손보험은 가입 시기에 따라 현재는 14세대로 나뉩니다. 200910월 이전에 실손보험에 가입했다면 구실손이라고 불리는 1세대 실손에 해당합니다. 200910월부터 20173월 사이 실손보험에 들었다면 2세대, 20174월부터 20216월까지 가입했다면 3세대입니다. 가장 최근에 나온 실손보험은 4세대 실손인데요. 20217월부터 지금까지 판매되고 있습니다. 실손보험을 언제 가입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가 함께 운영하는 내보험찾아줌사이트에서 가입한 상품을 조회하고, 가입 시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실손보험은 왜 세대를 구분할까요? 바로 손해율때문입니다. 가장 먼저 나온 1세대 실손보험은 입원 치료비에 대한 자기부담금이 보통 0원이었습니다. 물론 보험 약관이 표준화되기 이전의 상품이라 보험사마다 그 내용이 조금씩 다르기는 합니다. 이렇게 되면 보험사가 손해를 보기 십상이죠. 실제로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치솟자 보험사는 약관 내용을 조금씩 손봐 새 실손보험을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자기부담금 비율, 보장 한도, 내용(담보) 등을 달리했다는 거죠.

 

그러다 모든 보험사의 실손보험 약관이 동일해진 2세대부터는 자기부담금 제도가 도입됐습니다. 이때부터 입원 치료비의 일정 비율을 본인이 부담하게 됐죠, 자부담은 늘어났지만, 1세대에 비해 보장이 확대된 부분도 있습니다. 1세대에서는 면책 대상이었던 통원 한방치료비, 질병으로 인한 치과치료비도 건강보험의 급여 부분에 해당한다면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또 퇴원 시 처방 약제비를 입원의료비로 간주해 보상한도에 대한 부담이 적어졌죠. 다만 1세대 실손보험에서 40%를 보상했던 외국 의료기관의 진료비는 면책 대상이 됐습니다. 이 내용은 2세대부터 4세대까지 동일합니다.

 

3세대 실손보험은 흔히 착한실손이라고 불리는데요. 출시당시저렴한보험료를내세워1, 2세대가입자를대상으로전환영업을했기 때문입니다.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금융당국이 착한 실손이란별명을 붙였죠. 하지만 과연 착한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많죠. 올해 실손의료보험이 평균 7.5% 오르는데 3세대는 무려 20%나 급등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3세대는 3대 비급여, 즉 도수치료, MRI, 비급여 주사제를 특약으로 분리했습니다. 이전에는 기본 보상 항목에 포함됐지만, 3세대부터는 별도의 특약에 가입해야만 해당 비급여 항목을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가입자가 가장 많은데 보험료는 가장 많이 오르다니 이런데도 착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4세대 실손보험은 구조 자체를 급여와 비급여로 나눴습니다. 비급여 항목을 기본 보장 내용에서 제외하고, 별도의 특약에 가입해야만 비급여 보장을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변경했죠. 게다가 급여에 대한 자기부담금 비율도 더 높였어요. 똑같이 입원을 했어도 급여 부분은 자기부담률 20%, 비급여부분은 자기부담률이 30%로 더 높습니다. 통원할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비급여 항목의 자기부담금이 더 높아요. 보험료가 다른 실손보험에 비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내가 의료비를 그만큼 더 많이 부담해야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물론 4세대에는 비급여로 받은 보험금이 얼마냐에 따라 보험료가 할인되거나 할증되는 제도도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할인되는 비율이 얼마나 될까요?

 

가전제품은 최신일수록 좋지만 보험은 오래될수록 좋다고들 하죠. 물론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실손보험도 과거세대 보험이 더 유리해보입니다. 특히 1·2세대 실손을 냈던 분들은 나이가 들었을 때 제대로 써먹으려고 비싼 보험료을 꼬박 꼬박 낸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정부가 5세대로 반강제로 갈아타게 만들겠다니 그동안 낸 보험료 생각이 날 수 밖에 없죠. “전체주의, 공산주의 국가도 아니고 정부가 사적보험을 강제한다는 것이 말이 되냐는 볼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정부가 이렇게 나서는 이유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초고령화 시대가 다가오면서 보험사들의 재정악화가 걱정된다는거죠. 게다가 실손보험 가입자의 65%가 보험금을 받은 적은 없지만, 상위 9%가 받은 보험금은 대형 4개사 기준 약 80%인 것은 문제가 많다고 지적합니다. 바로 의료쇼핑 때문이라는 거죠.

 

물론 이런 사람들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이건 너무나 당연한 것 아닌가요? 우리가 실손보험에 가입할 때 젊었을때부터 도움 받으려고 하나요? 나이 들었을 때 병원비가 많이 나올 것을 걱정해서 대부분 가입하잖아요. 즉 실손보험의 혜택은 나이가 들거나 많이 아픈 소수에 집중될 수 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의료쇼핑이라는 말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보험재정 악화를 거론할 때마다 1365건 병원을 들린 환자를 예로 들며 비난하는데요. 물론 이 환자가 정말 쇼핑하듯이 병원에 방문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 아프면 한군데만 아픈 가요? 예를들어 숨이 너무 차서 병원에 갔더니 내과에서 진단 나오지 않으면 신경과가고 그러다가 MRI도 찍고 그러잖아요. 한군데에서 해결되는 경우가 드물죠. 그러다보니 병원 처방 건수가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경우도 많거든요.

 

이런 점을 감안하면 정부가 인센티브를 준다고는 하지만 1·2세대가 자발적으로 5세대로 넘어올 가능성은 매우 적어보입니다. 게다가 보험사의 손해를 왜 소비자가 지게 만드냐는 반발도 만만치 않은데요.

 

여기서 재미난 점이 있습니다. 정부는 실손보험 손해율이 너무 높다며 5세대 개편을 주장했잖아요. 당연히 지난해 우리나라 보험업계 실적이 나빠야 정상이겠죠. 그런데 지난해 9월까지 생명보험사 22, 손해보험사 31개의 당기순이익은 무려 133983억원. 전년 동기 대비 15624억원(13.2%) 늘었습니다.

 

이 때문일까요? 우리나라 보험업계 1위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연봉의 34~50% 수준인 역대급 성과급을 지급한다고 합니다. 기가 막히죠.

 

게다가 지난해 의료사태로 인한 비상진료체계 지원에도 불구하고 건강보험 재정은 17244억원 당기수지 흑자를 냈다는 군요.

 

이래저래 국민들 지갑만 털리고 골병나고 있습니다.

https://youtu.be/6YGsnQksc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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